부산시립합창단은 오는 7월 24일(목)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25 썸머 판타지 ‘코러스 오브 드림(Chorus of Dream)’ 공연을 개최한다.
부산시립합창단의 썸머 판타지 시리즈는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의 틀을 벗어나, 편안하고 친숙한 음악으로소통하기 위해 기획된 여름시즌 특화 프로그램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명곡은 물론, 영화 OST와 뮤지컬 넘버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며 다채로운 음악적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페르귄트 모음곡(Peer Gynt Suite)’, ‘아랑훼즈 기타 협주곡(Aranjuez Guitar Concerto)’ 등 고전 명작부터 록밴드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곡들로,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일반 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이번 공연은 이기선 예술감독의 지휘로 진행되며, 부산시립합창단과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함께한다.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기타리스트 김경태가 출연하여 감미로운 기타 선율까지 더해져, ‘환상’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에 깊이를 더한다. 특히 곡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 활용으로 관객에게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부산시립합창단 관계자는 “OST부터 뮤지컬,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친숙한 음악으로 한여름 밤의 더위를 잠시나마 잊길 바란다”라며 “이기선 지휘자, 기타리스트 김경태, 연출가 이사라 등 최고의 연주자들의 무대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본 공연은 전석 1만 원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 학생 등에게는 30~50%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재)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 및 전화(051-607-6000)로 가능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낙년)은 조선 후기 지식인 사회에 유입된 서학이라는복합적이고 중층적인 현상을 탐구한 『서학(西學)』(김선희 지음)을 발간했다.
이 책은 한국 사상가의 궤적과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여 우리 안에 잠재한 사유와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한 <사유의 한국사> 교양총서의 다섯 번째 권이다.
□ 서학이라는 창으로 본 조선 후기 지성사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조선은 ‘서학’이라는 거대한 파도와 마주한다.이는 단순한 서양 지식의 유입을 넘어, 조선 지식인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기존의 사상 체계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지적 모색을 촉발한다. 이 책은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가 던진 형이상학적 질문에서부터 뉴턴의 과학적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서학의 다양한 결들이 어떻게 조선 유학자들의 손에서 재해석되고 변용되어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었는지 그 역동적인 과정을 추적한다. 이익, 정약용, 최한기와 같은 거인들의 지적 편력과 이름 없는 민초의 신앙 공동체 형성, 그리고 이에 맞선 치열한 척사의 논리까지, 서학이라는 창을 통해 조선 후기 지성사의 숨겨진 풍경과 현재적 의미를 탐색한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기존 연구가 서학을 단순히 서양 과학기술이나 가톨릭 사상의 전래로 규정하는 것의 한계를 지적하며, 서학이 조선 지성사에 미친 다층적인 영향과 변용 과정을 밝힌다. 이를 위해 먼저 서학 개념의 정의와 범위 설정의 어려움을 논하고, 근대성, 과학, 종교라는 현대적 틀로 서학을 재단하는 것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특히 서양 선교사들의 전교 목적과 실제 조선 지식인들의 수용 양상 사이의 간극에 주목하며, 조선 지식인들이 서학을 자신들의 지적, 사상적 맥락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했는지, 즉 수용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강조한다.
또한 서학을 ‘보편학’과 ‘분과지식’이라는 틀로 분석하며, 서양 선교사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형이상학적 이념(보편학)과 실제 조선 지식인들이 관심을 보인 개별 지식(분과지식) 사이의 선택적 수용 과정을 설명한다. 마테오 리치를 비롯한 예수회 선교사들의 중국 활동과 조선으로의 서학 전래 과정을 인물과 사건(이수광의 『지봉유설』, 정두원과 로드리게스의 만남, 소현세자와 아담 샬의 교류 등)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자명종, 세계지도와 같은 서양 문물이 조선 사회에 미친 영향과 수용 양상을 분석하며,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기존의 세계관에 미친 파장을 조명한다.
마지막에는 이익과 성호학파, 홍대용, 박지원, 정약용 등 주요 유학자들의 서학 연구와 지적 네트워크를 추적하고, 이들이 서학의 다양한 분과지식(천문학, 수학, 지리학, 의학 등)을 어떻게 자신들의 학문 체계 안으로 수렴하고 변용했는지 살펴본다. 특히 삼혼설과 같은 서양 영혼론이 조선의 심성론과 만나 일으킨 지적 교착과 변용, 그리고 최한기의 독자적인 기학(氣學) 체계 안에서 서학이 재해석되는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룬다. 아울러 서학이 신앙 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지면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과 국가적 탄압(신유박해 등), 그리고 이에 맞선 조선 천주교의 자생적 노력과 척사론을 분석하며, 서학이라는 창을 통해 조선 후기 지성사의 역동성과 복잡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 서학을 조선 지식인 사회 내부의 역동적인 지적, 사상적 변화를 촉발한 복합적인 문화현상으로 파악함으로써 단순한 지식의 이동으로 보는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 확보
이 책이 기존 연구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서학을 단순한 서양 문물 전래나 종교 전파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조선 후기 지성사 전체의 맥락에서 이해한다는 점이다. 근대성, 과학, 종교라는 현대적 개념의 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서학 수용의 주체로서 조선 지식인들의 능동적인 역할과 그들의 사상적 고민을 부각한다. 이는 기존의 서학 연구가 간과했던 서학의 내면화 과정과 조선 지성사의 역동성을 복원하려는 노력이다.
또한 ‘보편학’과 ‘분과지식’이라는 독창적 분석틀을 제시하여 서학을 예수회 선교사들이 전달하려 했던 거시적 이념 체계(보편학)와 실제 조선 지식인들이 관심을 두고 선택적으로 수용한 개별 지식(분과 지식)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서양 선교사들의 의도와 조선 지식인들의 실제 수용 양상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서학 수용의 복잡한 양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점 중에 하나가 바로 다층적 접근과 풍부한 사료 활용이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이수광에서 최한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물군과 다양한 문헌을 아우르며 서학의 여러 국면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유서류(類書類)를 통해 서학 지식이 어떻게 조선 사회에 확산되고 변용되었는지 분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토대로 당파를 넘어선 학자들 간의 지적 교류를 밝히고 서학 지식이 단순한 개인적 차원의 수용을 넘어 일종의 ‘서학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확산되었음을 보여준다.
서학과 쌍을 이루는 개념이 바로 척사론이다. 저자는 서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척사론을 단순한 배척이나 반동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이 서학의 경계면과 외곽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신후담에서 이항로, 김치진, 이기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계파별 척사론의 다양한 양상과 그 논리를 심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서학을 둘러싼 지적 긴장의 복합적인 측면을 드러낸다.
□ 『서학』 기획과 필자 선정, 그리고 3년의 집필
『서학』은 발간까지 4년여가 걸렸다. 이 책은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중 하나로 기획되었는데, 짧은 호흡의 단편적 연구가 아닌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 위해 한 가지 주제를 한 명의 연구자가 일관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3년간 집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저자는 학계 동향 조사와 편찬위원회 검토를 통해 주제에 가장 적합한 연구자로 선정되었고, 한국 사상의 정통적인 측면과 새로운 시각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인물의 사상과 개념의 통찰이라는 두 축을 빈틈없이 엮어 기존 연구 성과를 망라하여 내용을 담았으며, 특정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객관적으로 서술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선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조선 중심적 시각을 견지하면서 서양 지식의 ‘전달’보다는 조선 지식인들의 ‘수용’과 ‘변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서학 연구에서 조선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이는 서구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특히 조선의 입장에서 서학의 의미를 재해석하려는 중요한 시도이다. 저자는 동양철학과 동서비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도 유럽 학술의 동아시아 전이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철학의 다양한 주제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한국 사상과 역사 입문자를 위한 쉽고 체계적인 설명, 새로운 사상이 전통 사상과 융합하고 주체적으로 수용되는 모습을 통해 현대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될지를 제시하는 필독서
이 책은 한국의 철학, 사상,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각 개념, 인물, 사상 전개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서학의 유입이 가져온 변화의 배경을 충분히 제공하여, 독자들이 조선에 유입된 서학을 다양한 각도와 영역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조선 후기 사상적 경향과 그 안에 담긴 지적 태도들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서학이 가진 역동성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서학을 단순히 철학적 개념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알 수 있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이동훈) 특별연주회 <퇴근길 음악회, 국악힐링 타임>이 다가오는 7월 22일(화)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이동훈 예술감독의 지휘와 부산MBC방송 MC 노주원의 사회로 개최된다.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과 시민들에게 국악의 선율로 위로를 전하는 ‘국악힐링 타임’의 이번 공연은 전통 국악부터 재즈, 남미 민속음악까지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르며 퇴근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힐링 음악회를 지향한다.
첫 곡은 조원행 작곡의 국악관현악곡‘청청’을 들려준다. 자연의 맑고 고운 소리를 국악으로 담아낸 곡으로, 고요하고 청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어지는 곡은 조제군 작곡의 ‘소금협주곡 파미르고원의 수상곡’으로, 부산시립국악관현단 부수석 조은경의 소금으로 들려준다. 이 곡은 중국 신장지방 타지크족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디즈협주곡을 소금 협주곡으로 편곡한 작품이다.
세 번째 곡은 이동훈 편곡의 ‘노들강변, St. Thomas’로, 국악관현악에 재즈의 감성을 더했다. 네 번째 곡은 이지영 작곡의 소리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시연가’로, 고려속요 ‘가시리’와 판소리 ‘춘향가 중 갈까부다’ 대목을 접목한 작품이다. 이 곡은 박성희(소리)와 이일세(부산시립교향악단 첼로)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다섯 번째 무대는 하모니시스트 전제덕과 함께하는 ‘베사메 무초’로, 하모니카의 선율과 국악기 특유의 시김새와 음색으로 색다른 감동은 전한다. 마지막 은 남미 에콰도르 민속공연팀인 ‘인디언 쿠스코’의 무대이다. 전설 속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향한 여정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남미의 화려한 선율을 국악관현악에 입혀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석 1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초등학생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예매 및 문의는 (재)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 및 전화(051-607-6000)로 가능하다.
부산시립무용단(예술감독 이정윤)은 오는 7월 11일(금)과 12일(토) 양일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특별공연 이정윤의 댄스살롱 ‘별이 빛나는 <쌍쌍>’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둘이서 함께’라는 주제 아래 협무(2인무)로 구성된 여섯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각 작품은 한 쌍의 무용수가 서로를 마주하고, 기대고, 밀어내며 나누는 섬세한 예술적 교감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국악그룹 라폴라의 보컬인 정승준의 정가와 함께 대립과 분쟁의 허무함과 전쟁의 공허함을 공존과 화합의 시대로 표현한 ‘용호상박’, 무병을 앓고 신이 몸에 실려 무당이 된 강신무로 대감놀이 등에서 발췌하여 예술적으로 구성한 ‘무당춤’, 어린왕자 동화에서 착안한 창작무 ‘꼴’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섬세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가로 미세한 떨림의 여운마저 버리지 않는 사랑의 변주 ‘춘무’, 이몽룡과 성춘향이 백년가약 속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은 ‘사랑가’, 현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0호 동래고무 예능 보유자 김온경의 덧베기춤으로 은빛 푸른 무학들이 노니는 ‘쌍학무’로 구성되었다.
공연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 및 전화(051-607-6000)로 예매가 가능하며 균일 2만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낙년) 장서각은 기존에 10책으로만 알려져 있던 최한기(崔漢綺)의 농업 저술서 『농정회요(農政會要)』의 제1책과 제11책을 최초로 발견, 국내외 유일의 완질본(전 11책, 25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장서각본의 발견은, 2024년 부여 함양박씨 구당 박세영 종가의 전적에서 『통경(通經)』을 최초 발견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성과로, 국가 유물 발굴 및 연구 분야에 중대한 기여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농정회요』는 일본 교토대 가와이문고가 소장한 필사본(제2책~제10책)만이 알려져 있었으며, 제1책이 누락된 탓에 저술자와 집필 연도조차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 장서각본을 통해, 저자가 최한기며, 저술 연도는 1837년, 책 전체는 전 11책(25권)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장서각본은 교토대본과 달리 낙질 없이 필체가 균일하고 정교해 선본(善本)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간 존재 여부조차 불분명했던 제1책과 제11책의 최초 발견은 『농정회요』 전체 구상의 실체를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 『농정회요』, 농업 경제정책 9개 주제를 집대성한 실용 농서
『농정회요』는 농업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총 9개의 주제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제1책】 ‘권과(勸課)’는 역대 제왕과 조정의 농업정책에 대한 내용을, ‘천시(天時)’는 사철과 24절기의 자연조건에 따른 적합한 농업활동 지침을 다루고 있다.
【제2책】‘토의(土宜)’는 논밭의 제도·형태, 농업용수의 활용 문제를, 【제3책】 ‘곡종(穀種)’은 작물의 파종 시기와 방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제3책 후반~제4책 전반】 ‘공작(功作)’은 파종·비료·김매기 등 작물별 노동을, 【제4책 후반】 ‘축취(畜聚)’는 이는 흉년을 대비한 양곡의 비축을 다루고 있다.
【제4책 후반~제8책】은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농여(農餘)’로 채소·과일, 양잠·직물·가축 사육 등 부가적 생업활동을 다루고 있다.
【제9책·제10책】 ‘치선(治膳)’은 이는 주식과 간식 같은 다양한 음식의 조리법을, 【제11책】 ‘구황(救荒)’은 재난과 흉년에 대비한 정책을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농정회요』는 농업을 기술과 품종의 관점이 아니라 정책의 관점에서 조망한 저술이다. 특히 최한기는 “백성의 농업은 몇 사람의 생계를 해결할 뿐이지만, 제왕의 농업은 온 나라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라고 해 농정(農政)을 주도하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농업 전체를 아우르는 국가 주도의 ‘콘트롤타워’가 있어야 성공적인 농업정책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 ‘농업 3부작’의 완성… 조선시대 농정 연구의 중대한 전환점
『농정회요』를 발견한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은 “최한기는 『육해법』(1834, 수리), 『농정회요』(1837, 정책), 『심기도설』(1842, 농기구)을 통해 조선 농업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농업 3부작’을 완성했다.”며, 이번 완질본 발견의 의의를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새로 발견된 제1책과 제11책을 통해 『농정회요』의 전체 주제 구조가 9개 범주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했으며, 저자와 집필 배경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농정회요』 완질본의 발견은, 최한기의 농업사상과 정책관, 그리고 조선시대 농업지식의 집대성을 실증적으로 복원할 수 있게 해주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향후 한국 농업사 및 조선시대 정책사 연구에 실질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한기의 농서 『농정회요』의 완질본 최초 발견을 기념하는 발표회 및 자문회의(농정회요의 발견과 그 학술적 의의)가 7월 3일(목) 오후 1시 30분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형관 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농정회요』를 발견한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의 발표와 함께, 농서 및 농업 연구의 권위자인 염정섭 한림대 교수의 자문과 논평이 이어질 예정이며, 온라인·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된다.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홍석원)이 제622회 정기연주회 ‘여름, 목가’를 7월 10일(목) 저녁 7시 30분 부산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시적이고 서정적인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함께, 브람스의 따뜻하고 목가적인 정서가 깃든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이번 무대는 지난 5월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620회 정기연주회에 이어 다시 찾는 자리로, 새로운 연주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음악성을 선보일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저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 연주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은 고전적 협주곡 형식을 과감히 벗어나 그의 실험정신과 감성이 정교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특히, 2악장에서는 현악기와 피아노가 대화하듯 주고받으며 내면의 긴장과 고독이 섬세하게 표현된다.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은 오스트리아 푀르차하의 여름 풍경 속에서 완성된 곡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브람스 특유의 어두운 정서가 함께 어우러진다. 시립교향악단은 이번 ‘여름, 목가’ 무대를 통해 두 작곡가의 작품 속에 담긴 인간의 깊은 내면을 함께 조명하며 진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2024년 하반기에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휘자 홍석원은 서울대학교,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독일음악협회가 선정하는 ‘미래의 마에스트로’로 주목받은 그는 카라얀 탄생100주년 기념 지휘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 주립극장의 수석 카펠 마이스터로 활발히 활약했다. 국내에서는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오페라 <마농>, <나부코>, <시칠리아 섬의 저녁 기도>등 굵직한 오페라 프로덕션을 이끌었고,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베토벤, 윤이상, 바버’ 음반을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했다. 전통적인 관현악 레퍼토리는 물론 오페라와 발레, 현대음악 모두 아우르며 한국 음악계를 이끄는 지휘자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홍석원은 ‘젊은 명장’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는 깊이 있는 해석과 명료한 연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권위자다.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체르트허바우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해왔다. 베토벤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지닌 폴 루이스는 BBC의 3부작 다큐멘터리 ‘빙 베토벤(Being Beethoven)’에 출연했으며, 2010년 BBC 프롬스에서 한 시즌 내 베토벤 협주곡 전곡을 완주한 최초의 피아니스트로 기록되었다. 최근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와 현대 작곡가 토마스 라처의 신작 초연까지 이어가며,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예매는 부산콘서트홀 홈페이지(classicbusan.busan.go.kr)에서 가능하며, 입장권은 1만원~3만원이다.
(재)부산문화회관은 6월 25일(수), 기획제작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작발표회를 개최하고, ‘신진청년예술인 인큐베이팅 및 경력개발 지원사업’의 네 번째 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사업은 부산광역시(시장 박형준)와 (재)부산문화회관(대표이사 차재근)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는 지역 청년예술인 성장 지원 프로젝트로, 예술대학 통폐합, 청년 인구 유출 등으로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회복하고 청년 예술인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재)부산문화회관 차재근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이 예술 후원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지역사회가 청년 예술인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야 할 때”라며, “부산문화회관은 무대를 단순히 제공하는 기관이 아닌, 청년예술인의 성장 동반자로서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부산은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수준의 공연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지만, 그 안을 채워줄 예술인의 정주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사업이 예술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로서 기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5 신진청년예술인 인큐베이팅 및 경력개발 지원사업’ 민·관·공 협력이 만든 결실
2025년 기획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극으로, 한국 사회 청년 세대가 마주한 현실과 감정, 세대 간 갈등, 꿈과 절망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연출은 부산시립극단 김지용 예술감독이 맡았으며, 지난 3월 7일 실시된 오디션에는 40여 명의 지역 청년 배우가 지원했고, 약 1.5:1의 경쟁률을 거쳐 최종 27명이 선발되었다.
지원 자격은 출생지나 주소지가 부산이거나, 부울경 지역 소재 대학 출신의 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다.
이번 작품은 단순히 출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연습부터 제작, 홍보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실전형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었다. 배우들은 공연예술 각 분야의 전문 스태프들과 협업하며 무대, 조명, 음향 등 실제 제작 환경에서 창작 역량과 직업 감각을 체득하고 있다. 김지용 감독은 “청년 배우들이 이 무대를 계기로 부산 연극계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지역 문화의 황금기를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올해 사업은 공공재원과 더불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민간 후원이 더해지며 그 의미를 더욱 확장했다.‘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업 취지에 공감한 한국마사회의 참여는 지역 청년예술인의 실질적 활동 기반을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이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함께 지역의 문화 생태계를 설계해가는 선도적 협력 사례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장 전문인력 양성과 ‘제작극장’으로의 전환
이번 프로젝트에는 배우뿐만 아니라 청년기획자 인턴도 함께 참여해 기획·제작 실무 전반을 경험하고 있다. 부산문화회관은 2020년부터 공연장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향후 부산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 등 신규 공연장 개관에 대비해 기획자, 행정가, 기술인력 등 공연장 생태계 전반의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남영희 공연예술본부장은 “이 사업은 무용‧국악 <수퍼타이거>(2021),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2022~2023), 그리고 올해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4년간 장르의 폭을 넓혀왔다”며, “공연예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하는 ‘프로덕션 극장’으로서의 전환은 물론, 향후 공연예술마켓 쇼케이스 개최, 타 지역 유통 등 콘텐츠 순환 구조 확장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착에서 도시의 미래로, 청년과 함께 설계하는 생태계
2025년 <로미오와 줄리엣>은 청년 예술인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토양이자, 예술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공공극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공연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표현처럼, 이번 무대를 거친 청년들이 향후 부산 예술계를 이끄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축적과 확장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창작, 기획, 기술까지 청년이 전면에 나서는 실험적 구조를 통해 부산문화회관이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생태계 구축의 실질적 모델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7월 17일(목)부터 19일(토)까지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총 4회 공연으로 펼쳐지며,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의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청년, 예술인, 단체 관람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마련되어 있다. 문의나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 및 전화(051-607-6000)로 가능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낙년)은 몽골과의 수교 35주년을 맞아 양국의 학술 교류와 몽골 내 한국학 연구의 현주소를 조명한 영문학술지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2025년 6월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6월호는 ‘몽골의 한국학’을 특집으로 구성해, 지난 30여 년간 한국학이 몽골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뿌리내리고 성장해 왔는지를 다층적으로 조망했다.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그간 세계 여러 지역의 한국학 동향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2019년 12월호는 ‘일본의 한국학 동향’을,2021년 6월호는 ‘중국의 한국학 동향’, 2022년 12월호는 ‘동남아시아의 한국학 연구 및 교육 동향’, 2024년 12월호는 ‘북미와 유럽, 호주 등의 한국어 교육 동향’ 등을 특집 주제로 발간해 왔으며, 이번 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해외 한국학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몽골의 한국학 연구, 30년간 양적, 질적 성장해 하나의 독립 학문으로 성장 중>
몽골 한국학을 대표하는 체렌도르지 박사와 사르나이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몽골의 한국학 연구 및 교육 동향(Research and Educational Trends of Korean Studies in Mongolia)」은 몽골 내 한국학의 30년 발자취를 정리한 논문이다. 1990년 한-몽 수교 이전에는 한국을 연구하는 몽골 학자는 한두 명에 불과했으나,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현재는 한국학 관련 석사논문은 181편, 박사논문은 28편에 달한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몽골 10여 개 대학에서 정규 한국어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수 대학에서 선택 과목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자들은 특히 교육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수준까지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심층 탐구로 이어지고 있으며, 언어학·문학·문화 연구로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저자는 이러한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문 연구자 양성체계 강화 △연구 및 교육 자료에 대한 접근성 향상 △한·몽 간 지속 가능한 학술 및 교육 협력체계 구축 등이 여전히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와 몽골, ‘예복 선물’을 통해 읽는 외교와 문화 교류>
또 다른 주요 논문인 「몽골(원) 제국이 고려에 하사한 예복 선물: 양국의 의례와 외교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Gifts of Clothing from the Mongol (Yuan) Empire to the Goryeo Dynasty)」(김윤정)은 고려와 몽골 제국(원) 간의 외교 관계를 의복 선물이라는 상징적 매개를 통해 분석했다.
저자는 유교적 질서가 지배하던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예복 선물은 국가 간 위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 고려가 몽골(원)로부터 받은 예복은 관직 체계에 따른 획일적인 제복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 맞춰 개별적으로 수여된 복식으로 기존의 외교적 관례와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또한 원 제국의 예복 선물은 기존 질서처럼 고려 왕의 위계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우호적 외교 관계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려는 당시 몽골 제국이라는 세계적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 외교적 실리를 추구했으며, 예복이란 상징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고려는 몽골식 복식을 수용하는 동시에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변용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저자는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아울러 저자는 원 제국이 고려에 하사한 예복은 새로운 외교 정치 질서 확립의 도구이자 문화 교류의 매개체로서 기능했으며, 동시에 고려가 세계 질서 대전환 가운데 자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했던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