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갤러리는 제16회 수호 아티스트 공모 당선 작가인 유혜리 작가의 개인전 <우리들의 초상화> 를 오는 2025년 3월 5일(수)부터 3월 18일(화)까지 개최한다. 유혜리 작가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동화적이고 은유적인 표현 기법을 활용해 감성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물고기를 주요한 모티프로 활용하여 현대인의 정체성과 관계성, 소통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며,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들의 초상화” 라는 주제로, 작가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데페이즈망 (낯설게 하기) 기법을 통해 인간과 자연,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특한 회화적 서사를 펼친다. 작품 속 물고기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상징적 존재로 기능하며, 익숙한 듯 낯선 장면 속에서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는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장해가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작가 노트
니콜라부리오는<관계의 미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변화된 세상을 읽고 인간에게 더 나은 삶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20세기 자본주의 시대로의 변화 때문에 자본의 유무와 소유에 따라 인간의 존재를 결정한다. 소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인간 가치도 결정되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또한 수직적인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와 소통, 그리고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삶의 형태에 우열은 없으며, 각자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태도는 작품의 동기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예술을 통해 인간의 삶이 변화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은유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우화의 형식을 빌려 밝고 재미나게 보이지만, 이면에는 한 번쯤 생각하며 삶에 대한 진지함을 내포하고자 한다.
- 유혜리 작가노트 中
“우화 혹은 삶의 서사, 물고기를 통해 본 현대인의 초상”
예술에 대한 정의가 분분하지만 그중 결정적인 경우로 치자면, 예술은 이야기의 기술일 수 있다.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저만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 이야기의 세목은 다르지만, 대개 삶을 이야기하는 형식 그러므로 삶의 서사이기 쉽다. 삶을 되비치는 거울이라고 해야 할까(반영이론). 그렇게 이야기하는 형식이 다르고 세목이 다르지만, 그 와중에서도 일정한 유형화는 가능할 수 있다. 그 전형적인 경우로 치자면,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에 있는지와 같은 존재의 유래를 묻는 존재론적 서사가 있을 수 있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 길을 나서는 와중에 장애물에 맞닥트리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조력자를 만나기도 하는 성장 서사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작가는 동화적 상상력, 초현실적 상상력을 매개로 물속과 물 밖의 경계가 허물어지는(그 자체 아와 타, 주체와 타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계기를 예비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탈경계 속에서 물고기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물고기의 삶이 사람 사는 세상을 증언하는 또 다른 세상을 열어놓고 있었다.
-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中
수호갤러리는 “예술은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삶과 사회를 성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며,“이번 전시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밝혔다. 또한, 2025년 대주제 ‘예술적 담론을 통해 우리의 삶의 터전인 환경을 보호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시간’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가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호갤러리는 지난 16년간 신진 작가 발굴 및 지원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하며 역량 있는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해왔다. 또한, 문화 나눔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 예술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유혜리 개인전 <우리들의 초상화>는 오는 3월 18일까지 수호갤러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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